say hi to sweater weather…

안녕
오늘은 2023년 9월 22일
현재 시각 18:58
한국은 지금 01:58
안녕 가을 바람
불과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책가방을 메고 밖을 나가면
가방끈이 땀에 젖곤 했는데
지금 나는 반팔 위에 니트를 입었는데도
추워서 조금 떨고 있네
얼음 띄운 위스키 탓도 있겠지만
가을이 정말 성큼 왔구나
언제나 내 생일은 갑자기 훅 하고 찾아온
서늘한 바람과 함께했는데
어떤 날은 추석이 끼기도 했고
어떤 날은 그냥 환절기 감기로 침대에서 보내기도 했고
오늘 나는 만 서른이—거의—되어서
모르는 아이리쉬 바에서 위스키 하이볼을 두 잔 째 마시고 있구나
역시나 혼자
갑작스레 찾아온 가을 바람을 맞으며
아무래도 좋다
9월이 또 금방 저물어가는데
나는 내 귀를 스쳐서 사라지는 9월의 시간을 붙잡지 못하고 혹은 원하는데로 쓰지도 못하고
무력감 피로와 우울, 권태로 얼룩지게 둔 채 그렇게 떠나 보낸다
작년은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엊그제 일도 가물한 나인데
1년전 일을 기억하는건 무리이긴 하지
이제는 지나간 일을 떠올리려면
전보다 많은 시간이 든다
나는 기억의 댓가로 외로운 시간을 지불한다
어찌되었든 시간은 나란 인간에겐 사치스러운 자원이니까
더듬어보니 작년 이맘때도 나는 무기력한 태도였다
기대도 뭣도 없이
눈 뜬 하루를 어떻게든 “잘” 보내보려는 퍽 대견스러운 모습으로
그래도 나았어 적어도 완전히 혼자는 아니었으니까
어쩌면 나는 언제나 매년 이맘때쯤
혼자이려고 노력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있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니까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사람과 있을 수 있다면—그건 내 이상이자 환상이다—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뭐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까
하이네는 말했다.
‘가장 좋은 것은 아예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죽음, 그것은 길고 싸늘한 밤에 불과하다. 그리고 삶은 무더운 낮에 불구하다.’
무더운 낮의 열기와 싸늘한 밤의 외로움을 속에 삼키면서 나는 어쩌다 태어나버린 내 존재를, 단지 밤과 낮의 반복과 같은 당연한 매일을 보내며 오늘도 숨 쉬고 있다
매년 같은 감정이지만 내 감정을 달리 더 잘 설명할 방도가 없다
어쩌다가 태어나게 되어
외롭다는 뻔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