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xpression/notes, thoughts

say hi to reminiscence

Writing Sam 2020. 3. 12. 23:28

 

1년에 한 번 들어갈까 말까 하는

예전 블로그를 찾아가봤다.

 

 

그렇게 된 경위는 무어냐?

 

무심코 90년대 00년대 노래를 듣다가

또 어쩌다 MC 스나이퍼의 '야간비행'을 재생했는데,

그 가사가

2008년 여름의 한 장면을 선명하게 떠올리게했고

 

'그때의 나는 무슨생각을 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치만 전혀 알 수 없었다.

 

지금처럼 일기쓰는 습관은 전무했고

그나마 기록한 조각들은 내 성격상 남겨두지 않았기 때문에나는 기록을 남겨두는 것을 싫어해서항상 쓰고 버리고 다시쓰길 반복했다―이미지들만이 남았다.

 

 

아이팟이나 cdp 자전거, 쇼트, 디지털 카메라...

 

예전에 보물처럼 아꼈던 물건들의 이미지는 즉각적으로 떠오르지만

 

그때의 내가 무슨생각을 했는지 그 때의 기분은 어땠는지..

 

이제 내가 할 수 있는건

지금의 내가 자의적으로 지어내거나

되는데로 갖다붙이는것 밖에는 없다.

 

 

유일하게 내가 트랙킹할 수 있는 시기는

2013년이다.

 

2013년의 나는 블로그에 열심히 그날의 감정을 적었기 때문이다.

 

절대 자세한 일들 상황 사건을 쓰진 않았다.

그때까지도 무언가 나의 흔적을 남긴다는 것이 두려웠고 싫었기 때문에

 

오로지 감정만을 적었다

그리고 그때 그 감정상태에서 듣던 유투브 동영상을 같이 첨부했었드랬다

 

참..

 

내가 그 블로그에 자주 들리지 않는 이유는

그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다시 마주해서

예전에 나에게 측은한 마음, 연민같은걸 느끼고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땐 그랬으니까

 

이제는 너무 단단해지고 딱딱해져서

아무렇지도 않다.

 

시커먼게 끈적하게 달라붙은것 같은 말들을 다시 보는게 두려웠는데

어떤 아픈걸 느끼지 않고서

그때 내가 듣던 것들, 내가 보던 것들,

내가 했던 생각들, 시들을 볼 수 있는게 좋다

 

참 좋다

 

이렇게 기록하는게 즐거운 일인것을 알았더라면

어떤 형태로든 더 많이 적어둘걸하고

 

아쉬움을 느꼈다.